망중한...꽤 예전에 들었던 한자성어인데, 근래들어 새록새록 어감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정신없이 실험하다가 잠깐 담배연기 한모금, 커피한잔, 그리고 10여분의 사진촬영.
솔직히 취미로서 사진은 가장 돈안드는 취미중 하나일지도 모르고, 역으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취미일지도 모르겠다. 무한한 장비에 대한 욕심은 버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좋은, 비싼 장비라고해서 좋은 결과물을 뽑아 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수많은 컷 중에 한두컷의 즐거움을 만끽할 뿐.
노리고 찍는다는 생각만큼 나오는 것도 아니고, 무심결에 찍었다고 해서 모두 버리는 사진이 되는 것도 아닌, 어찌보면 인생의 여정과도, 수많은 실험과도 비슷한 것.
그래서 내가 가진 취미로서의 사진은 소중하다. 문득 앞으로만 걸어가다 뒤를 돌아볼 때, 지나온 길의 이정표처럼 서있기 때문에.
사진은 과거의 기억이다. 그렇지만 미래의 비전인지도 모르겠다. 셔터가 열릴 때마다 저장되어지는 순간의 기억들이 모아놓으면 커다란 산이 되어 정신적으로 쉴 곳을 만들어주는...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미니어쳐 버젼이다.
[능소화 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