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근래들어 게릴라성 폭우 형태의 장마가 지속되고 있는데, 가끔은 반갑기도 하고, 가끔은 습도가 높아져서 짜증이 가득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인가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자연에게,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에게 비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로 인식될 듯하다.
그런 빗방울을 찍는 다는 것은 진사에게 참으로 좋은 기회이자 최악의 상황이다. 장비가 비에 노출되는 것은 정말 싫은 일이지만, 그 외의 대상은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백마엘을 들인 이후, 접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곰탕에게 비온 직후의 마이크로한 세상은 신세계이다.
빗방울을 피하거나 정면으로 상대를 하는 곤충들, 풀잎에 맺혀 영롱한 빛을 발하는 물방을. 역시 자연은 아름답고 촉촉한 녹색은 사람의 기분은 편안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