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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3와의 걸음

마음을 비우는 것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무념무상'이라고 했는데 그건 득도의 경지에나 오른 수도승이나 가능한 것이고, 곰탕에게는 무리.


사진을 찍으면서 도데체 왜 저눔의 곤충들은 미친듯이 움직이는 것인지 속으로 욕을 왱왱대지만, 한걸음 생각해보면 짧은 생명의 주기를 가진 곤충들이다보니 확실히 빠릿빠릿움직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결론.


그렇게 미루어보면 '난 너무나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자괴감에 사로잡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는...


분명 오늘 일은 오늘, 내일 할 일도 가능하면 땡겨서 오늘.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항상보면 오늘 일도 가능하면 내일, 내일 할 일은 당연히 내일. 이라는 모토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마치 점점 그 수명이 짧아져 가는 듯이. 인간의 미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저물어가고 있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결국 수십억년이라는 시간동안 지구가 저장해놓은 것들인데, 인간이라는 종은 그 축적된 에너지를 미친듯이 써대고 있고, 나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Slow, Slow. 느림의 미학이 과연 잘못된 것일까? 우주를 구성하는 절대적인 룰은 결국 속도의 증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평형, 조화라는 것이 근본적인 룰일 것이다. 너무나 빨라지는 인간들의 삶의 속도를 한걸음 옆에서 바라보면 결국 멸망에 다다르는 시계의 초침을 있는 힘껏 밀고 있다는 느낌을 도무지 지울 수가 없다.


경쟁은 필요하지만, 경쟁이 심해지다보면 보편적인 룰을 간과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 모두 패망으로 가는 것일뿐. 자연의 시간이 매우 빠른 듯하지만, 그것은 정해진 룰에 따른 반복이기 때문. 직선적인 흐름이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매우 천천히 흘러가는 것 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아래 꽃은 맥문동이라는 꽃이라고 함....(이름은 들어본 듯한데...꽃과 매칭이 안되는 것은 함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