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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생각들

필카...SLR...감성


내가 고등학생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집에 새로운 카메라가 생겼다는 것을. 물론 그전에는 Konica라는 상호의 카메라가 있었지만 말이다. 사실 Konica사의 초울트라 구형(지금으로 말하자면, 거의 35년 이상 된 기기이니)의 카메라 였었는지는 몰라도, 그 당시에 카메라가 있는 집은 나름 부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절이었으니, 나의 부모님은 나름 부자셨나보다 (물론 지금은 초 극서민층이지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 새로운 카메라와 구형의 Konica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적어도 나의 기억 속에서만은 항상 존재했었지만. 

그리고 어제 누나가 가져온 기기들 속에 과거의, 추억이 잔득 묻어나오는 카메라가 내 손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와버렸다.

근래의 DSLR의 편리성과 가격대비 소모성 때문에 나름 고가의 DSLR과 렌즈들을 소유하고는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필름 카메라의 나름의 로망이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물론 근래에 들어서 필림 카메라 바디는 저가로 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부러 사기에는 왠지모를 부담감이 접근을 막고 있었다. 그래서 로망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리고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 과거속의 새로운 카메라가 Pentax사의 명기 '미슈퍼'라는 것을.


445g의 무게지만, 손 안에서 느껴지는 감성의 무게는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무겁다. 그만큼 필름 카메라의 감성은 대단할진데, 사실 사진의 결과물보다 아마도 기기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향수가 너무나도 강해서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일게다. 

물론 더 과거의 기억속에 있는 카메라가 있다.

바로 이녀석. Konica. 솔직히 세월의 무게라면 이녀석이 더 강할지 모르겠지만, 이녀석은 더 먼 과거속의, 거의 잊혀져가는 세월속의 물건이라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이제 나의 셔터질이라고 불리우는 취미생활에 아주 강력한 원군이 보충되었다. 감성의 SLR. 필름카메라. 

이제 남은 것은 몇롤의 필름을 손에 쥐고 세피아톤으로 가득찬 과거의 영상들을 선명한 색조의 컬러로 바꿔주는 일이다.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줄, 그 무엇인가를 가슴에 가득채우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