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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생각들

제주도, 아름다운 섬에서의 3박 3일 여행기

3박 3일의 제주도 여행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곰탕블로그의 봉쇄...뭐 이제와서 이러쿵저러쿵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읽어봐도 홍보성 글은 없는 듯한데, 제품명을 밝혀서 그런건가? 곰탕이 느낀 것을 표현한 것 뿐인데, 혹시 특정 제조사에서 항의라도 한걸까? 곰탕의 인지도로 봐서는 전혀 그럴리가 없는데 말이다. 소비자를 위한 '정보'라고는 없고, 특히 아주 개인적인 평가조차 할 수 없다고하면 참 거시기하다.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블로그가 막히면 불편한 점이 상당히 있어서 (특히나 개인적으로) 가능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동화를 기억하며 속으로 삭히려한다.

 

요즘 곰탕이는 백수닷! 몸도 마음도 너무나 지쳐서 정말 휴식이 필요했었기에 큰 마음을 먹고 한달간 쉬기로 결심했고, 계획에 옮겼다. 뭐 계속 백수로 있지는 않겠지 ㅠㅠ

 

근데 스스로 준 휴가인데 더 바쁘다. 첫주는 제사로, 두번째주는 차량구입으로, 그리고 3주차에 이르러 간신히 시간을 내어, 와이프님과 17년만의 제주도 여행을 급히 진행했다. 백수가 돈쓰는 여행을? 그것도 한두푼도 아니고, 거기다 비행기를 타고? 일생을 살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구애...라기보담은 신경안쓰고) 한두번 정도의 긴 여행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제주도 여행의 목적은 '곰탕'보담은 마눌님의 힐링 여행이었지만 말이다.

 

아래부터 작성된 글은 여행 중간중간 작성한 글이다. 물론 지금 좀더 세련되고 화려하거나 정교하게 정리해서 쓸 수도 있겠지만, 현장감이라던가, 그 순간순간의 느낌을 위해서 그냥 무수정 상태로 올리기로 했다. 그럼 시작...

 

2014. 01. 17

제주도 여행 1일차

김포공항에 올랭이 주차해 놓고 국내선 터미널에 도착. 캐리어 2개 수하물로 보내고 발권 후 의자에 앉아 와이프 기둘리고 있다.

제주도는 대학교 학부 4학년 때, 졸업여행으로 와보고 17년만에 다시 가보는 곳이다. 뭐 졸업여행 때는 40명 가까운 단체여행이었고, 일종의 팩키지 관광에 가까웠다면, 이번 여행은 자유여행이고, 가족과의 여행이니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항상 그렇듯이 모든 여행은 떠나기 전, 그리고 돌아온 순간이 젤 좋다고 하던데, 간만에 여행이라 그런지 약간의 설렘이 있다. 물론 다녀온 다음에 준비해야 할 일들에 대한 무거움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그냥 즐기자.

A320. 어렸을 땐 분명 비행기타는 것을 좋아 했을 것이다. 그리고 20대, 30대 초반만 하더라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40대가 되니 감흥도 없고, 특히나 기압차에서 오는 이 괴로움은 너무나 싫다. 그리고 이제 비행기타기 전에는 밥먹지 말아야지 ㅠㅠ.

제주도 공항 도착. 바로 차렌트하러 고고. 근데 차가...넘 후.지.닷!!! SM3 랑 같은 가격이었는데 쏘울을 대여. 170,000km이상의 주행거리를 보유한, 운전석이 푹 꺼진 차. 아아! 울 올랭이가 그립다.

중문XX지는 그 가격에 나름 괜찮은 듯하다.

자! 이제 코스 결정하고 자자!

2014. 01. 18

제주도 여행 2일차

어제 늦은 비행기와 숙박으로의 여독이 덜 풀렸는지 계획보다 좀 늦게 일어났다. 그래도 9시 반에 기상. 곧바로 한라산, 어리목탐방로로 이동.

문제가 벌어졌다. 전날 눈으로 스노우체인이 필요했던 것. 생전 첨으로 낑낑대며 간신히 장착. 올라가는 중간중간 2번이나 체인이 이탈. 짜증만땅.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어리목탐방로 입구까지 잘 갔다. 본격적인 설경. 사둔지 10년정도 된 아이젠을 처음 개봉했다. 역시 눈길에는 아이젠이여.

 

소복히 내린 눈밭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 여기는 설국

 

 

 

이제 원하지 않은, 전혀 예상에 없던 산행시작. 1100m 지점을 통과하고 얼마되지 않아 몰려오기 시작한 저질체력. 특히 마눌님의 코감기가 점점 더 심해져서 바로 내려오기로 결정. 바로 하산했다.

그리고 손에 집어든 초코바. 산행 후 하산시 마시는 기호품은 달아야한다는 어느 분의 충고. 달달한 코코아 한잔. 비록 높이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겨울여행 답게 눈은 신나게 보았다.

두번째 방문지는 주상절리.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괜찮은 곳. 단지, 주차료 + 입장료 = 5,000원은 오버닷!

늦은 점저. 블로그에 소개된 곳을 찾아 17km이동. 정식 선택 (외에는 별로 메뉴의 선택이 없던) '안거리밖거리'. 깔끔하긴 하더라. 곤약에 들깨가루 + 마요네즈 소스는 나름 괜찮았다. 옥돔구이는...결국 어디서든 먹게 되는구나. 여기 제주도에서는 말이다.


다음 목적지는 새연교. 여긴 야경이 멋있다고 하던데. 과연 해진 후 까지 있을 수 있을까? 근데 새연교는 안가고 천지연으로 바로 이동. 물론 커피한잔 하시고. 서울이나 여기나 대기업의 판촉은 여전하다. 이런 관광지는 소규모 개인 영업이 더 운치가 있을텐데 말이다.




천지연폭포. 17년만이다.

이건 뭥미? 새연교의 야경이 멋지다고 해서 가봤는데, 그냥 한강 다리들이 사진찍기에 더 좋은듯 하다.

천지연폭포를 뒤로하고 숙소로 오는길에 들린 이마트. 전국 어디서나 같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왠지 좀 서글프다. 동네 수퍼의 아련한 추억도 좋을 듯한데. 내일 저녁으로 먹을 흑돼지 삼겹살과 목살을 구입하고 숙소로 귀환.

저녁으로 간단하게 라면 + 맛김치 + 맥주 반캔. 이제 3일차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마스크팩 한판하시고 자야겠다.

누나가 추천한 참깨라면. 근데 참깨는 거의 안보이는 라면 - 맥주와 맛김치는 의외로 궁합이 좋은 듯.
저 라면은 나중에 대형마트에서 많이 사보려고 했는데, 영 안판다. 소매점 전용인듯함

 

 


근래에 가장 많이 걸었고, 가장 많이 달린 하루. 17년만의 제주 여행의 2일이 지나가고 있다.

 

 

2014. 01. 19

제주도 여행 3일차

모슬포항구에 도착했다. 원래 목적은 선물용 갈치를 사러 온 것인데, 수산물 판매장이 일요일이라 문을 안연건지 아니면 시간이 일러서 그런건지 일단 나중으로 미루고, 날씨가 좋아 예정에 없던 (뭐 항상 그렇지만) 마라도 방문 결정 (37,000원 = 배삯 + 해양공원이용료).

모슬포항구


근데 문제 발생. 마눌님 낙상. 넘어지기. 결과는 바지 찢어지기. 무릅까지기. 신기한건 바지는 찢어졌는데 내복은 일단 외견상 멀쩡. 액땜인가!


찢어진 바지! 평평한 길? 이었는데...쩝. 다행이 내복이 버텨줘서 그나마 덜 다치셨...


일단 대합실에서 대기 중 (AM 9:03)

9시 반, 마라도 도착. 일단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곳. 풍경은 참 좋다. 시원한 바람 (좀 추운바람인가?). 평평한 둘레길. 오른쪽 길보다는 왼쪽길로 (등대쪽으로) 도는 것이 훨씬 경치가 좋은 듯.

 

 

대한민국 최남단. 여기 와보는구나!

 

코발트와 에매랄드가 섞여있는 듯한 마라도의 바다

 

마라도-제주도 왕복선

 

마라도에 와서 짜장면집이 몰려있는 곳을 보다보니 무한도전의 "선택"편이 생각난다.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로 이어지는 짜장면을 먹기위한 선택 (물론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봤다^^)

그래도 짜장면을 먹고 싶지는 않더라. 짜장면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근데 궁금한건 짜장면집은 누가 젤 먼저 시작했었을까? 그것도 마라도에서.

다시 배타고 30분. 약간의 멀미와 어제 산행 후유증으로 온듯한 무릅통증. 인대쪽에 무리가 온듯하다. 쉬면 좀 가라앉았다가 계속 걸으면 조금씩 늘어나는 통증과 다리가 무거워진다. 서울가면 병원을 함 가봐야 할 듯. 역시 평상시에 운동부족과 체중 증가의 합작품이지 싶다.

 

점심을 먹기위해, 특히 제주도에 와서 정말 맛보고 싶었던 '갈치조림'을 먹어보러 '송악산' 아래 위치한 '춘X이네 - 뼈없는 은갈치조림'로 달려갔다. 그리고 주문한 '뼈없는 은갈치조림'

이런. 가장 중요한 은갈치조림이 사진에서 빠졌다.

가격은 50,000원. 처음에는 속으로 정말 비싸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주낙으로 잡는 은갈치 가격과 부대비용은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 아니란다. 특히 생전 처음 먹어본 은갈치회 (이건 싱싱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네. 비려서). 상상외의 담백함이 입안에서 멤돌고 전혀 비린 맛이 나지 않았다는. 그리고 고등어구어. 솔직히 고등어구이는 비려서 평상시에는 거의 안먹는데, 산지라서 그런지 그래도 덜 비렸다는. 물론 먹고나서 입안에 잔류하는 비린 맛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은갈치 조림은 정말 뼈 (가시)가 전혀 없어서 툭툭 잘라 먹으면 됬었고, 넉넉한 조림국물의 얼큰함이 비린맛을 완전히 가려준다. 솔직히 여기는 추천!!!

만족스런 점심 식사 후 관광겸 산책으로 향한 송악산. 역시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곳이라 도처에 널려있는 현무암덩어리들과 정상에서의 view는 아픈 무릅에 채찍질을 해서라도 올라가 볼만한 곳이다. 특히 가파도와 마라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란!


 

송악산에서 바라본 가파도와 마라도. 수평선에 걸쳐 있는 섬이 마라도

 

 

다음 행선지는 오설록차박물관. 솔직히 박물관은 그다지 권할 것은 없고, 녹차 아이스크림은 녹차 산지답게 풍부하게 들어있어 괜찮다. 단지 단맛은 거의 없어서 아이들은 '맛없어!'를 연발할지도.
음. 이것은 어른을 위한 맛이여!


 

 

다음 목적지는 '초콜릿박물관'. 근데 입장료만 성인 1인당 5,000원. 바로 뒤돌아 나왔다. 뭔가 있을 듯한 건물. 그러나 들어갈 의지는 'zero'


 

 

남는 시간을 뭐할까? 그래서 숙소로 가는 길에 있는 '용머리바위'로 향했다. 가까이에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남기는 것과는 정말 차이가 난다. 기기묘묘하게 파도에 깎여 나가는 바위...인데, 주상절리의 신기로움보다는 좀 떨어진다.

 

파노라마 기능으로 찍어본 용머리 바위

 

이제 숙소로. 오늘저녁메뉴는 흑돼지 삽겹살 + 목살 구이. 한정된 재료를 가지고 차린 최고의 밥상이었다. 빵위에 고기를 올려놓으니 싹 빠져나가는 기름기. 이것도 생활의 지혜? 그나저나 저 쌓여있는 상추는 결국 100원어치 먹고 버렸...(아꿉!). 파무침은 의외로 괜찮았다. 마트에서 쌈장과 고민을 했었는데 나름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제 숙소로. 오늘저녁메뉴는 흑돼지 삽겹살 + 목살 구이. 한정된 재료를 가지고 차린 최고의 밥상이었다.
자! 이제 팩하고 자야겠다.

내일은 여행의 마지막날.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삶 속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이번 여행이 앞으로의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잠을 청한다.